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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가와사키병 (1)
    해외생활 2021. 7. 28. 11:36

    미국 유학와서 정착해 산지 13년째. 큰 아이가 어릴때 가와서키에 걸린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혹시 비슷한 일을 겪는 누군가에게 도움 또는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6년 전에 첫째 아이가 태어났다. 별 탈 없이 잘 자랐다. 8개월 까지는.

    8개월쯤 된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발진도 생겼고. 온 몸 곧곧이 빨같게 올라왔다. 해열제를 먹이고 출근했다. 밤 새 아이때문에 잘 못자서 피곤한 아내와 아이른 뒤로하고. 이삼일이 지나도 열이 내리질 않았다. 발진은 점점 더 심해지고.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에 다녀 왔는데 의사가 별 일 아니니 해열제 주면서 몇 일 더 지켜 보자고했단다. 열 나기 시작한지 한 오일 쯤 지나고 난 토요일, 아무래도 뭔가 이상한거 같아서 주말에 여는 병원을 찾아갔다. 의사가 검사를 해보더니 고개를 갸웃둥 거렸다. 결국 몇일 더 지켜보자고 해서 그냥 집에 돌아왔다.

    다음 날 (일요일) 오후, 그 전날 봤던 의사한테 전화가 왔다. 자기가 밤 새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큰 병원에 가보는게 좋을것 같다고. 내가 사는곳은 텍스스 주에있는 Fort Worth 라는 시인데, 여기서 제일 큰 소아과 병원이 Cooks Childrens Hospital (쿡 칠드런) 이다. 여기 가서 바로 Intensive Care Unit (ICU)에 입원 했다. 병실이 작긴 했는데 일인실이라 좋았다. 의사가 와서 보더니 가와시키 인것 같다고. 난 이 때 가와사키라는 병을 처음 들었다. 딱 들어봐도 일본 사람 이름인것 같은데. 벌써부터 좀 이름부터 찜찜했다. 아무튼 위사 말로는 카와사키 치료하는 약이 있으니 이삼일 후에 퇴원할 수 있을거라 한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치료 약은 IVIG 라고 한단다. 다음 날 아이가 그 약을 한병 맞았다. 수액 한병 정도 크기의 약이었는데, 한병에 가격이 $30,000 정도 한다고 한다. 보험이 있어 다행이다.

    사람 몸에 자사 바늘 꽂는게 이렇게 힘든지 처음 알았다. 특히 어린 아이 몸에 주사바늘 꽂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다행이 쿡칠드런 병원에 경험 많은 두분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이 팀으로 다니시는데, 소아 몸에 바늘꽂기 도사였다. 핏줄 잘 보이게 하는 작은 손전등으로 여기 저기를 살피더니 적당한곳을 골라서 한번에 성공. 정말 다행이었다.

    문제는 아이가 IVIG를 맞았는데 열이 내리질 않았다. 상태가 더 안좋아 지기 시작했다. 가와사키에 흔히 처방하는 아스피린도 처방을 받았는데, 용량이 안맞았는지 어쩐지 기저기에 피가 섞여서 나왔다. 의사는 내부 출혈이 있다고 한다. 하루 이틀 상태를 더 보다가 결국엔 IVIG를 한 병 더 맞았다. 의사 말로는 일반적인 가와사키 증상이랑 좀 다르단다. 이렇게 IVIG 를 두병 맞고, 처음 열이 나기 시작한 뒤로 열흘이 좀 넘어서야 드디어 열이 내리기 시작했다. 입원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 ICU 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는데 의료 서비스 질이 확 떨어지는걸 느꼈다. ICU 에 있을 때는 경험 많은 Registered Nurse (RN) 이 와서 돌봐 줬는데, 일반 병실로 옮기니 인턴 간호사가 이런저런 실수를 하며 내 인내력을 테스트 했다. 아무튼 결국 2주간 입원을 한 뒤에야 퇴원을 할 수 있었다.

    이주간 입원비가 총 십만불이 나왔다. 미국의 미친 의료비를 처음 실감하는 순가이었다. 다행이 보험이 있어서 총 만불정도 냈던것 같다. 미국 보험은 Out of Pocket Maximum 이라는게 있어서, 의료비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Out of Pocket Maximum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나보다. 작은 병은 한국 보험이 낫고, 큰 병은 미국 보험이 낫다고.

    퇴원을 하는 날 간호사가 와서 아이한테 주사 놓는 방법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당황했다. 이런걸 왜 알려주는거지? 간호사가 집에 가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아이한테 주사를 놓아야 한단다. 농담 하는줄 알았다. 알고 보니 혈액 항응고제 (피를 묽게 만드는) 를 매일 두번씩 맞히라는 건데. 가와사키 걸린 애들 중 소수에서 심장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 날 수 있는데, 부푼 혈관이 다시 줄어들 때 과도하게 줄어들거나 심하면 막히기도 하는데 혈액 항응고제가 혈관 막힐 위험을 줄여준다. 그 때 부터 시작해서 오년이 지난 지금까지 하루에 주사를 두번씩 맞히고 있으니 그동안 삼천번 이상 아이한테 주사를 맞힌거다. 아이가 어릴때는 몸이 작아서 주사 맞힐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좀 커서 다행이 좀 수월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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